[앵커]
조영민 차장과 좀 더 이야기 나눠보죠.
Q1. 오늘 사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독대가 성사돼서 뭔가 용산에서 전향적인 입장이 나오는 것인가 하는 전망들이 많았어요. 내일 탄핵안 표결을 앞둔 상황이기도 하니까요.
맞습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독대를 놓고 감정싸움도 있었고, 뭐 만남 자체도 여러 번이긴 했지만, 대통령이 먼저 요청한 게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통령 입장에서 오늘 한 대표를 만나야 할 이유가 분명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니 자연스레 결단이 나오는 것 아니냐 했던 거죠.
Q2. 한 40분 만났다고 하니까. 시간도 꽤 길었고요. 빈손 회동 전해드렸는데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거에요?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지금 침묵 모드여서, 대통령을 만나고 나온 한동훈 대표가 의총장 비공개 자리에서 말한 내용으로 유추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를 직접 지시한 적 없다" "현재로서 특별한 조치를 안 하겠다" 크게 이 두가지 말인데, 계엄령에 대한 대통령의 후속조치는 아직 때가 아니고, 아침부터 정치권에서 대통령이 체포 지시했다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부른 자리였던 겁니다.
Q3. 한 대표 뿐 아니라 친윤들도 대통령이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런 건 없나요?
어제 친윤 중진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그런 이야기를 하러 갔던 걸로 취재됩니다.
지금 상황이 심각하니까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임기단축 개헌을 언급해야 수습이 되지 않겠느냐 이런 뜻을 전달한 걸로 알려집니다.
하지만 오늘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만남에서 한 이야기를 보면, 아직 그럴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침묵을 지키는 사이, 계엄령 실패에 대한 대통령의 감정 동요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 마저 여당 내에서 들려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Q4. 대통령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에요?
거듭 말씀드리는 게, 대통령은 계엄령 해제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심기 상태나 생각은 이후 대통령을 만나고 온 사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는데, "대통령이 계엄령 해제 직후에는 대화도 어려운 수준의 상태였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여당 인사도 있더라고요.
대통령은 늘 논란마다 법적 판단, 사실관계 이런 것을 앞세우는 성향이 강했는데, 이번 계엄사태와 관련해서도 헌법적 권한을 쓴 것에 대해 대체 뭐가 문제냐, 탄핵 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입장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Q5. 한동훈 대표 쪽은 내일 있을 탄핵 표결에 대해서 그럼 어떤 입장인 거에요?
사실 한동훈 대표의 입장이 어제와 오늘 상당히 전향적이었지만, 탄핵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렇게 직접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라고 발언한 것이지, 탄핵을 통과해야 한다 이렇게 말한 건 아니라고 친한계도 강조합니다.
때문에 한 대표의 오늘 이런 발언이, 대통령의 구체적 대응과 행동을 끌어 내기위한 압박책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한 대표 스스로 대통령에 대해 압박하고 궁지에 몰아야만 바뀌는 스타일이란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Q6. 뭐 둘이 워낙 오래 알던 사이니까 말이죠. 대통령실은 여전히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거죠?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한 번은 분명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시점이 내일 탄핵안 표결 이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게 여권내 시각입니다.
표결 결과 전에 입장을 내봐야 괜히 논란만 키울 수도 있고, 한 번 할 입장발표를 두 번 세 번 해야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Q7. 그래서 내일 표결 분위기는 좀 어떤거에요?
일단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변함이 없고, 대통령을 만나고 와서도 그 생각을 바꿔야 할만한 부분을 찾긴 어려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당 내에서는 계엄령이 분명 잘못됐지만, 그렇다고 당론을 뒤집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할 일이냐는 분위기가 더 우세한 것 같습니다.
다만 탄핵안 통과에 필요한 이탈표가 고작 8표입니다.
이미 개별행동을 예고한 의원도 있어서 통과 안될 것이라 장담하기에도 변수가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정치부 조영민 차장이었습니다.
조영민 기자 ym@ichannela.com